한때는 정성일씨 글을 무척 좋아했었다.. 정성일씨의 글은 깨끗하면서도 (순수하게 보이
고 싶어하는 지 모르지만...) 결국은 영화를 통한 자기성찰로 이어진다.
살인의 추억을 보고 난 나의 느낌은 바쁘게 사느라고 잊어왔던 팔십년대를 다시
뒤적여 보는 느낌이었다. 마치 잊고있던 졸업앨범을 친구로 부터 돌려받고 아 이때는
이랬지.. 하는 약간은 안타깝고 형용할수 없는 서글픔,, 그리고 다른사람들과 공감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나이든 나로서는 무척 소중했다. 팔십년대를 거치면서 살아
남은 사람들을 공범이라 지적하는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느낌이다. 산 사람도 있고
죽은사람도 있고 지금 잘나가는 사람도 있고 올바른 생각을 가졌지만 시대가 어쩔수 없
으니 찌그러져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은 고통스럽고 우리는 결국 살기위해서 발버둥
치는것이 아닐까.. 우리는 우리자신에게 가치를 둬야할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 팔십
년대가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이천삼년을 살고있고 과거보다는 현재가 그리고 미래가
소중하다. 팔십년대를 돌이켜 보면서 그때는 정말 진실됐었지.. 그때 느꼈던 것이 전부
라는 생각은 과거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이고 소중해 보이는 것이지 현재사는 우리들에
갠 의미가 없다. 영화라는 허구...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그 환상 -- 정확하게는
빛과 그림자를 보고 우리는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시대를 사유하고 있다. 단순히
기록하는 매채로 봐야할 것이지 영화가 전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게 건강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래야 현 시대에서 살아남는다. 한때는 영화광이
었지만 지금은 사회에서 열심히 버러지같이 사는 사람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