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정성일님의 글을 많이 접하지 못했습니다.
시작이 키노 편집장글이었으니 본격적인 비평문은 여기와서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해야겠지요.
아, 예전에 말에 연재됐던 비디오글은 좀 읽었습니다만, 그건
아무래도 영화 소개에 치중한 거라 예외로 쳐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적잖은 분들도 그러하리라고 믿는 것처럼, 참 정성일님의
글은 요령부득입니다. 전 여기와서도 그 분의 글을
끝까지 따라읽은게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 심호흡을 길게 하고 맘을 모질게 먹고,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읽다가도 조금씩 불안해지다가 중간쯤 되면, 이렇게 쫓아가다가
저 이도 놓쳐버리고 난 길을 잃어버리고 말겠구나
더 늦기전에 빨리 되돌아나가자 싶어서 그냥 포기하고 말곤 하지요.
그럼에도, 뭐 불만은 없습니다. 불만일게 뭐 있나요..그저 부족한 저를
탓할 뿐이고(..에구에구 공부 좀 하자, 공부해서 남 주냐?--;)
그저 참 대단하다 싶을 따름이지요.
어쩜 저렇게 입만 열면-글만 시작하면-들뢰즈다 누구다가 술술술
나오고 어쩜 저렇게 정교한 논리의 미로를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헤쳐갈까, 그 에너지와 열정에 번번이 위축되곤 한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번에 씨네21에 쓴 '소름'에 관한 글은 정말 이해불능입니다.
누가 그걸 해독해 주실 분 계신가요...정성일 글을 읽는 법, 그 비슷한
지침서라도 하나 들고 따라 읽든가 해야지 원..
전, '소름'에 대한 평단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칭찬에 약간 의아해하는 사람으로서
정말이지 정성일님이 '후 샤오시엔의 숨결로 만든-인가?- 킹덤'이라는
20자평이 어디에서 오는건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