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호. 2011.01.03 – 201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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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세상 사이의 긴장 – 영화감독 평론가 정성일
둘레에서 경험하지 못한 삶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는 것. 세상이 뻔히 강요하고 있는 것들을 등진 채 꿋꿋이 극장으로 발을 옮기며 매번 되뇌었던 실낱같은 당위였다. 하지만 종종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다수의 논리 앞에서 그 믿음은 맥없이 꺾이기 일쑤였고, 그저 미아처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정성일의 글을 읽고 또 읽으며 다시금 좌표를 더듬거릴 수 있었다. 다행하게도, 스크린 앞의 내가 익숙하다.
초로에 만든 첫 영화 ‘카페 느와르’로 대중을 맞이할 정성일과의 조우를 궁리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배움’이었다. 영화감독으로서, 영화평론가로서, 대한민국이라는 (시간과) 공간에서 조금 더 오래 버텨온 어른으로서. 연평도의 사격훈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대한 공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을 목격하던 날, 지구의 시간을 담는 유일한 예술인 영화만은 세상에 남겨두겠다고 말하는 어른을 만났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