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8~9/21 동안 진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중 커뮤니티비프에서 9/20(토) 10:00 정성일 감독과 성해나 작가가 고른 두 편의 영화를 사전 정보 없이 블라인드 상영으로 연속 관람 후 이야기를 나누는 ‘블라인드시네마’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공식홈페이지 안내링크)
섹션소개 시네필과 독자들이 지지하는 두 이름, 정성일 감독과 성해나 작가가 비밀리에 엄선한 영화를 단 한 줄의 정보 없이 연속 관람하고, 각자의 해석을 바탕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는 뜻깊은 프로그램!
정성일 추천사 저런 감 떨어지는 애들 말고 성해나 작가를 불러야 된다고요, 올해의 블라인드 스크리닝을 위한 초청 게스트 추천 명단을 받아 들자마자 영화제에 답장 문자를 보냈습니다. 허락을 얻자 그다음은 내 몫이 되었습니다. 성해나 작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명단을 고르기 위해 그날 오후를 보냈습니다. 이 영화를 보여주면 아무래도 성해나 작가가 나를 살기 어린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할 것만 같은 걸. 하기야, X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그 얼굴을 떠올리면서 고르고 고른 열 편 중에 다시 지워나가면서 한 편이 남았습니다. 그날 보고 난 다음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이렇게 말해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자식 뭘 좀 아네. 그리고 그날 마지막 멘트로 노래 부르듯이 객석을 향해 이 말을 해주시면 참 기쁠 것입니다. 오늘이여, 나를 데려가지 말아요. 그리고 다음 날 영화제를 떠나면서 혼잣말을 하실 것입니다. 간밤에 좋은 꿈을 꾸었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즉석 복권을 한 장 사야지. 그런 마음으로 우리가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성해나 추천사 영화를 드라이브에 비유한다면, 이 영화는 연식이 오래된 사륜구동차로 설산을 오르는 고행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보는 동안 끊임없이 흔들리고, 괴롭고 불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고행 끝에 다다른 정상에서 설경을 보며 경외심과 더불어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듯, 아마 이 영화를 접한 당신도 그러한 오묘한 힘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뜨겁고도 완숙한 시선으로 생生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이 당신께 큰 울림을 줄 거라 확신합니다. 저에게도 그런 작품이었으니까요.
예술감독 관람 팁 해마다 ‘전설적인 픽’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전설적인 영화광 정성일의 ‘2025년 픽’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수많은 독자가 기대하고 있는 ‘성해나 픽’도 궁금하지 않습니까? 궁금하면 궁금할수록 재미있는 커비 깜짝쇼, 극장에 들어가 제목이 뜨는 순간에 느끼게 될 쾌감을 기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 블라인드시네마는 상영작 2편을 연달아 상영하며 상영작 사이에는 15분간의 인터미션이 있습니다. ※ 상영작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상영 시작과 동시에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