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는게, 사실 영화뿐 아니라 모든 사물에 대해 각자 보는 견해는 주관적일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만은,,
평론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아하.. 그렇구나' 하면서 무릎을 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같은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어쩌면 그리도 저같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속속들이 들여다 보시는지,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금할길이 없네요. ^^;;
그러다 님의 글을 읽다가 그냥 몇가지 제 생각과는 조금 다른점 들이 몇군데 있어서
제 생각을 말하고자 합니다. 부족한 생각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냥 보통사람이 보기에는이런 시각으로도 볼수 있구나,, 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두번째 는 임순례 감독의 세친구에 대한 평을 보고서 입니다.
개인적으로 임순례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세친구' 만큼은 왠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 작품 이었습니다.
우선 그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세친구' 란 영화는 철저히 관객을 기만하는 영화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선가 임순례 감독님 께서 직접 인터뷰 했던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세친구는 제 3자 입장에서 끼어들기 를 철저히 배제한채, 현실 그대로 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작품 이었다.. 라고..하시더군요.
그러나 제가 느끼기에, 그 작품은 철저히 감독님 머리속에 존재하는 숱한 편견과
오류와 감독님 만의 사상과 생각을 그대로 영화속에 '현실' 이라는 이름하에 보여주어
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관객들은 그것을 보며 '아..현실이란 저렇게 암담하고 어두운
것인가' 라는 생각만을 갖게 만들죠.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감독이 생각하는 대로 관객은 감독의 눈과 동화되어
감독이 리드 하는대로 따라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그것을 '부모세대 와 사회' 의 탓으로 돌리죠. 사회의 모순탓에 세 젊은이가 이처럼 몰락해 간다고.
각기 다른 성격과 특성을 지닌 주인공들은, 너무나 기가 막히게, 그 각 캐릭터의 성격
을 너무나 오버해서 보여주게 됩니다.
섬세는 여성적이라, 히스테리컬 하고, 정신적 충격을 견디지 못하며, 결국 게이에 추근
댐을 받아야 하고, 여자 가발을 쓰고 즐거워 했으며,
무소속은 무소속이라, 패닉에 왼손잡이란 노래를 즐겨듣고, 반항적이며, 결국 귀가멀어
사회와 단절되고,
삼겹은 삼겹이라, 가족들도 뚱뚱하고, 인내심이 부족하고, 유혹에 약하며, 귀찮은걸 싫어하고, 결국 그런 성격은 집안 내력이고..
그런데 참으로 우스운것은, 이토록 전형적인 각각의 캐릭터를 오버해서 보여주면서도
결국 결론은 부모세대 와 사회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죠.
현실적으로, 정말 감독님이 이 영화를 통해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이토록 감독님의 머리속에 있는 각 캐릭터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
주면서도, 그 결론이 어떻게 해서 그런모습으로 나올수 있는 것일까요.
어머니에 반대를 무릎쓰고, 미용사가 되려는 굳은 의지에 섬세,
결국 정신과 입원으로 군대가 면제 되지만, 어떻게든 군대를 가고 싶어하는
굳은 의지 (도피에 가깝지만..) 의 섬세.
자신에 가족들과 자신에 모습을 싫어하면서도, 결국 군대를 면제받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먹어야만 하는 강한 의지에 삼겹.
같은 사실 이라도 달리 보면, 전혀 성격이 달라질수 있는 일이지만,
결국 감독님의 의도대로, 관객은 여전히 '섬세는 너무 여성적이라서, 게이가 될지몰라...' '삼겹은 성격이 저러니까 나중에 어찌될지 참 한심해..' 라는 생각이
마지막 엔딩 (두 주인공이 할일없이 지붕에 앉아 있는 모습) 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 입니다.
과연 그것이 현실일까요. 그저 감독님이 생각하신.. '그래.. 현실은 이리도 암담해..이런 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이런 사회에 적응할수 없어.. 그러니 이런이런 사회가 문제야 문제..' 이런 모습을 그냥 영화로 만든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정말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현실이 암담한지, 희망적인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외계의 세상 같은건지..
그런 결정은 관객 스스로가 하게 만들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
정성일 평론가님에 말처럼
영화는 진지하게 한국 사회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바라본다기 보다는
감독님 머리속에 잠재된 편견과 피해의식을,
현실이라는 허울하에 마구잡이로 이끌어 나가는, 한편에 코미디 라고 생각 됩니다.
가장 웃기는 장면이 있다면,
어느 극장에서 섬세에게 약간의 동성애적 뉘앙스 를 풍기며 접근하는
어느 남자의 모습입니다. 그냥 섬세를 괴롭히는 건달 이라면 모르겠지만..
동성애 분위기 를 묘사한거라면, 그 모습이 어떻게 동성애자 의 모습입니까..
동성애자 는 모두 머리 를 기르고 파마를 하고 다닌다고 생각을 하시는건
아니겠죠.. 무슨 락커도 아니고.. ^^;
물론 그런 모습이 전혀 말도 안되는것도 아니고, 그럴수도 있겠지만,
(제가 직접 세상에 동성애자 들을 다 만나보고 온것은 아니지만)
그런 의도로 만든 컷 이었다면, 정말 웃음이 묻어나오는 장면 이란 생각이 드네요 ^^
설득력도 떨어지는것은 당연하구..
쓰고보니... 평론가님에 대한 글이 아니라
임순례 감독에게 한 말이 되어 버렸군요.
지금은 좀 대충 써 내려갔지만.. 제 생각을 정리해서 임순례 감독 홈페이지에.. --;
아..나두 할일 데게 없나보다 ^^;
어쨌든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잠시 시간이 남아 누군가 떠들고 갔다고 생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