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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정성일의 영화순정고백담 (일곱 번째 이야기)
기사입력 : 2011.04.28 18:36
[맥스무비=정성일(영화평론가/영화감독)] 말하자면 이런 명단들이 있다. (이를테면)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의 <안젤리카, 이상한 경우>. 지아 장커의 <해상전기>. 장-뤽 고다르의 <필름; 사회주의>. 베르너 헤어조크의 <나쁜 경찰>. 알랭 레네의 <잡초>. 필립 가렐의 <불타는 여름>. 블릴란테 멘도자의 <롤라>.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파우스트> 등등. 이 영화들은 ‘절대로’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개봉하지 않는 명단이다. 아마 보았다면 운 좋게 영화제에서나 만났을 것이다.
나는 지금 극소수의 시네필들만이 숭배하고 있는 컬트영화나 혹은 시네마테크에서나 만날 수 있는 고전 영화의 목록을 들척거리려는 것이 아니다. 혹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뷔감독들의 영화 목록을 잘난 체 하면서 나열하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려는 영화들은 지금 뉴욕이나 파리, 런던, 동경에서 이른바 영화 커뮤니티 안의 보통의 지식인들과 시네필들, 그리고 진지한 영화잡지들이 매년 연말이면 그들의 베스트 목록에 올리는 영화들이다. 물론 당신은 다른 도시들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 이 도시들에는 어떤 다른 도시에서보다 영화문화에 대해서 가장 관대하며 충분히 존경을 품고 다양한 동시대의 영화들을 어떤 편견 없이 소개하려는 수많은 영화관들이 존재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