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2013년 9월호.
이것은 비평이 아니다
(기사 원문링크)
<설국열차>를 뒤늦게 보았다. 나는 구태여 뒤늦게 보았다, 라고 썼다. 일상적으로 말하면 나는 시사를 놓쳤고 게다가 개봉 첫날은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할 수 있는 한 꽉 찬 극장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영화를 본 동료들이 이 영화에 대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 당신께서는 먼저 이 글을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설국열차>가 아니라 <설국열차>에 관한 비평 담론(들)에 대해서 말하려는 것이다. 모두 이 영화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럴지도 모른다. 봉준호는 지금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예술가다. 이때 이 창조라는 말은 좀 특이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는 매번 멀리 점핑했고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한국영화는 <플란다스의 개>와 함께 21세기를 시작했다. 물론 그 앞에 많은 이름이 있다. 나는 너무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을 생각이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