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 뉴스 > 뉴스&기획]
특별 기고 | 정성일 평론가의 <일대종사>를 보는 자세에 대하여 (기사링크)
2013.08.23 16:28 | 편집:정유미 기자 youme@maxmovie.com
(편집자 주) 8월 22일 왕가위 감독의 신작 <일대종사>가 개봉했다. 9년 동안 많은 관객이 왕가위의 영화를 기다렸겠지만 그 누구보다 왕가위의 새 영화를 고대한 사람이 있다. 왕가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왕가위의 영화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정성일 평론가. 그는 ‘왕가위’라는 이름의 영화 예술가가 나타났음을 1990년대 한국에 알렸고, 그의 영화가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을 때에도 왕가위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았다. 그리고 왕가위 감독은 정성일 평론가의 오랜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찔하게 아름다운 영화 <일대종사>로 돌아왔다. 이 글은 <일대종사>에 개봉을 맞아 정성일 평론가가 왕가위 감독과 관객에게 부치는 또 한 편의 연애 편지다.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해야만 했다. <일대종사>를 만나야 할 시간. 마치 바람둥이 같은 영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당신에게 먼저 고백을 해야겠다. 1988년 11월 그해 겨울이 막 시작하던 날, 아마도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주말에 그저 우연히 <열혈남아>를 보았다. 왕가위는 마치 섬광처럼 나타나서 순식간에 나를 매혹시켰다. 처음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나는 붙잡고 싶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