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Testimony
글:정성일(영화평론가) / 2014-11-26 (기사링크)
한국전쟁 이후에 한국전쟁은 어떻게 기록되어야 할까? 영화는 처음에는 그렇게 물었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가야만 했다. 그런 다음에는 한국전쟁은 어떻게 경험되는가, 라고 질문을 바꾸었다. 전쟁의 시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한국전쟁을 장르영화처럼 다루기 시작했다. 아마 그 자리에 <태극기 휘날리며>가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북한은 한국영화에서 신비로운 타자가 되었다. 추운 나라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로 온 사람들은 할리우드 SF영화에서 나타난 ‘인간의 마음을 가진’ (포스트모던) 사이보그들처럼 보였다. 주체의 분열. 아니, 차라리 환자라고 부르고 싶은 증후들의 집합. 여기엔 무언가 우리가 합류할 수 없는 접근불가능이라는 어떤 장애물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지나치게)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논점을 놓치면 안 된다. 한국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전쟁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내 능력을 훨씬 벗어나는 일이다. 이차세계대전 이후의 국제적인 정치적 역학들. 아직도 베일에 싸인 배경. 그 대신 여기서는 전쟁 이후의 생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