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같은 사나이 A Man Like the Wind
글:정성일(영화평론가) / 2015-07-16 (기사링크)
한밤중에 빨치산들이 마을에 내려와 사람들을 모아놓은 다음 식량을 내놓으라고 위협한다. 아마도 한국전쟁 중일 것이다. 가난한 이 마을에서는 보릿고개라 자신들이 먹을 식량조차 변변치 않은 지경이다. 그러자 마을 사람 중의 한 명을 사살한 다음 다시 돌아올 때까지 쌀 다섯 가마를 구하라고 말하고 떠난다. 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국군 토벌대 장교가 있었지만 이 마을까지 부대가 오려면 시간이 걸릴 거라고 알려준다. 실망한 마을 사람들에게 목사님이 나서서 읍내에 나가 우리를 보호해 줄 사람을 구해오겠노라고 약속한다. 그리고 읍내에 가서 여섯 명의 건달을 이끌고 있는 길용이라는 사내를 만난다.
잠깐,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많이 본 이야기가 아닌가요? 당신의 추측이 맞다. 일곱 명의 사무라이들이 도적들에게 약탈당하는 마을을 구하기 위해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함께 뭉쳐서 싸우는 시대활극 <7인의 사무라이>가 <바람 같은 사나이>의 원판이다. 하지만 임권택이 참조한 영화는 <7인의 사무라이>가 아니라 존 스타제스의 <황야의 7인>이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