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문학과지성사』2015.10.15. 문지, 단 한 권의 책 : 행복한 책읽기(김현)

[ 문학과지성사 40주년 > 문지, 단 한 권의 책 ]

 

각 분야 명사들이 꼽은 내 인생의 책. 책에 얽힌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문학과지성사의 책과 관련된 특별한 추억을 공유합니다.

축사 – 영화평론가·영화감독 정성일

http://moonji.com/40years/9905/

전화를 받자마자 떠오른 문장이 있다. 나는 책이 아니라 문장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우는 좀 드문데 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떠오른 문장 하나에 관해 쓰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떠올린 문장은 『행복한 책읽기』에 들어 있다. 아마 책 제목을 듣자마자 누구나 알겠지만, 작고하신 김현 선생께서 1985년 12월 30일에 시작해서 1989년 12월 12일까지 쓴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내가 갖고 있는 판본은 1993년 1월 15일에 나온 초판 4쇄이다. 이 책은 해제를 쓴 이인성 작가가 책 모두(冒頭)에 밝힌 것처럼 “사회문제 · 병 · 여행 · 등산 · 인간관계 · 영화감상 등, 독서를 떠난 생활에서 촉발된 삶에의 단상들은 자세히 읽어보면 독서 기록들 사이에 단단히 끼워져 맞물려 돌고 있다.” 내가 떠올린 문장은 이 판본의 145쪽, 그러니까 1988년 3월 23일에 쓴 메모의 일부이다. 그날 김현 선생께서는 “마누라에게 쫓겨나 갈 곳이 마땅찮아 임권택의 「아다다」(다모아극장)를 보러 갔다”라고 그날 본 영화에 관해 말씀하고 계셨다. 그런 다음 「아다다」를 본 소감을 적어나갔다. 그렇게 심각하게 읽히지는 않고 그저 떠오르는 대로 쓴 것처럼 읽힌다. 나를 멈추게 만든 것은 사족이다.(후략)

*. facebook 으로 박준휘님이 제보해주신 자료입니다.

이 글은 news 카테고리에 분류되었고 admin님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고유주소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