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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다시 읽기 – 이 불구성, 이 기형성 (원문링크)
어처구니없는 말이지만 내가 김기영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기다리던 그해 겨울 동네 극장에서였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보러 간 게 아니라 친구의 꼬임에 빠져서 보러 갔다. 친구 말에 의하면 “엄청나게 야하다”는 것이었다.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친구 말이 맞았다. 그런데 그게 ‘너무 엄청나서’ 둘 다 쇼크 상태에 빠져서 서로 아무 말도 안 하고 스산하고 어두운 저녁 길을 몽유병자처럼 허우적거리면서 돌아왔다. 나는 그때 너무 어렸기 때문에 이 영화를 설명할 말을 알지 못했다. 그 영화가 (포스터에 쓰인 대로 옮기자면) <蟲女>(1972)였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