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8. 블루레이 리뷰 | 베티 블루 37.2 무삭제 감독판 (기사링크)
미친 사랑, 베티 블루
<베티 블루>를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황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는 추억에 남아있는 영화, 누군가에는 문득 떠오르는 영화. 하지만 21세기에 아무도 이 영화를 고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베티 블루>는 하나의 획을 그은 시대, 걷잡을 수 없는 전염처럼 번져간 하나의 영향, 하나의 부정할 수 없는 유행, 영화사 속에서 정확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의 소란의 중심에 있는 영화들 중의 하나인 것만 분명하다.
좀 더 장황하게 설명하고 싶다. 하나의 경향이 폭발할 때가 있다. 그때는 마치 그 패션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언제나 그런 것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나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텅 빈 진공상태와 마주하게 된다. 1980년대 영화의 대부분은 이상할 정도로 그 시간 속에서 견뎌내지 못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전통을 조롱했으며 작가주의를 살해했고 서사의 자리에 패러디와 혼성모방의 전술로 모든 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문학이 여기에 깃발을 들었고 그런 다음 철학이 가세했으며 영화는 새로운 미학인 것처럼 사태를 오해하였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