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소설서 얼개만 가져와…이만희가 직조한 ‘길 위의 영화’ (기사 원문링크)
[한겨레-CJ문화재단 공동기획] 55)삼포 가는 길 감독 이만희(1975년)
1975년 4월13일, 영화감독 이만희가 죽었다. 그때 그는 〈삼포 가는 길〉의 편집을 아직 마치지 못했다. 한번 더 불러보고 싶다. 이만희. 나는 전혀 다른 자리에서 김기영,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하길종으로부터 직접 그 이름을 들었다. 누군가는 감탄을, 누군가는 탄식을, 누군가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똑같은 조건의 한국영화라는 상황에서 이만희는 마치 다른 우월한 예술가인 것만 같은 장면을 연출해냈고, 그렇게 하고만 싶으면 일찍이 한국영화가 경험해보지 못한 순간을 창조해냈다. 물론 항상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일단 해내기만 하면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누구도 가닿아보지 못한 세상과의 감응을 펼쳐 보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