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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파도 위에 엄마 얼굴이 (1978)
정성일(영화평론가/감독) / 2019-10-08 (기사링크)
1978년은 모든 것이 나쁜 상태였다. 이미 3년 전 유신헌법이 국민투표로 통과된 다음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되었다. 무언가 위협적인 사건이 계속 벌어졌다. 그 해가 시작되었을 때 영화배우 최은희가 북한에 납치되었다, 고 발표했다. 3월 1일에 윤보선 전(前)대통령을 비롯하여 민주인사들이 ‘3.1 민주선언’을 했지만 그 해 가을 10월에 정부는 휴전선에서 세 번째 남침 땅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선거에서 박정희는 삼선 대통령이 되었다. 한국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오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그때 한국 ‘상업’영화 장르는 호스티스 멜로드라마와 하이틴 청춘영화뿐이었다. 그리고 새마을영화, 반공영화, 문예영화라는 이름의 정책영화들이 외국영화 스크린 쿼터를 얻기 위해 그저 의무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검열은 무자비하게 이루어졌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