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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길 (1978)
정성일(영화평론가,영화감독) / 2020-05-07 (기사링크)
임권택의 이상한 한 해, 1978년. 두 편의 이상한 영화 〈저 파도 위에 엄마 얼굴이〉와 〈가깝고도 먼 길〉. 두 편의 영화는 겹치면서 그만큼 서로 멀리 있다. 나는 두 편의 영화를 의도적으로 연이어 쓰고 있다. 둘 중 어느 쪽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지만 하여튼 둘 다를 읽어주기 바란다. 먼저 두 편을 상투적으로 소개하겠다. 〈저 파도 위에 엄마 얼굴이〉. 친구들과 놀던 중에 새집을 망가트리고 그 새집을 관리하던 할아버지가 그만 나무에서 떨어져 다치자 치료비를 구하러 (초등학교를 부르던 옛 말인) 국민학생 김한 어린이가 집에서 멀리 바닷가 마을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으러 간다. 김한 어린이는 그 동네 친한 형을 만나러 갔다가 작은 나룻배를 타고 그만 깜빡 잠이 든다. 그 사이에 배는 바다로 떠내려가서 표류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