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정성일의 영화순정고백담 (다섯 번째 이야기) [맥스무비=정성일(영화평론가/영화감독)]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임권택의 <달빛 길어 올리기>와 장률의 <두만강>이 같은 날 개봉했다. 물론 두 영화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다. 두 사람 사이에도 영화감독이라는 사실 말고는 거의 공통점이 없다. 한 사람은 전라남도 장성에서 태어난 다음 일제 강점 하에 자라나서 해방 전후에 십대를 보냈다. 그 자신의 부모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활동을 하면서 휴전 이후 고향을 떠났다. 충무로에 갔고 거기서 26살에 첫 번째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찍었다. 그런 다음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스스로 한국영화의 거장의 자리에 갔다. 봉준호는 임권택의 일백 번째 영화 <천년학>에 헌사를 바치는 자리에서 “감독님 앞에 서면 저는 영화감독이라고 사칭하고 다니는 자라고 느껴질 만큼 작게 보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후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