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 송길한 인터뷰 첫 번째 이야기
글: 정성일(영화평론가) / 2013-12-24 (기사링크)
시나리오는 영화에서 애매한 위치에 멈춰 서 있다. 아무도 연극에서 희곡에 해당하는 지위를 영화에서 시나리오에 부여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영화에서는 <햄릿>이나 <벚꽃 동산>처럼 반복해서 (그것도 원작을 존중해가며 단지 해석만을 덧붙이면서)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란 없다. 시나리오는 오직 그 영화의 완성만을 위해서 쓰고 그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다음 거기서 더 이상의 활동을 멈춘다. 아주 예외적으로 리메이크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그건 이미 완성된 영화의 그림자 아래 놓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소재나 인물이 흥미로웠을 지도 모른다. 영화가 어디서 시작되는 지는 영화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그저 이미지라고 말했다. 다른 누군가는 사건이라고 대답했다. 약간 신중하게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사람에 대한 흥미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설명을 시작할 때도 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