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영화평론가와의 토크
글: 정성일(영화평론가) / 2014-02-11 (기사링크)
영화에서 우정이란 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는 여기서 철학에서 사랑을 말하는 것처럼 이 말을 개념적으로 꺼내든 것이 아니다. 그저 우정에 대해서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지금 당장 내 안에 가득 찬 사랑의 감흥이 막 넘쳐나고 있어서 그걸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말이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군가와 마주치기 싫어진다. 지금 막 보고 나온 영화에 대한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기분? 물론이다. 나는 이 말을 엄밀하게 사용하는 중이 아니다. 약간 핵심을 벗어나고 싶다. 영화를 마주 대할 때 가장 당혹스러운 사실 중의 하나는 이 모든 것이 지나칠 정도로 기계군의 집합과 규칙으로만 이루어져있다는 어쩔 수 없는 결론이다. 노엘 버치는 좀 더 단정적으로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는 영화감독이나 분석가들, 비평가들이 사용하는 영화 용어를 보면 영화에 대한 그의 사유를 알 수 있다고 선언하듯이 장황한 영화의 요소들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그의 저서 「영화의 실천」의 첫 문장)을 시작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