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KMDB』2014.10.31. 신세 좀 지자구요(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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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 좀 지자구요 Sorry to Give You Trouble
글: 정성일(영화평론가) / 2014-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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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라는 염려가 먼저 들 때가 있다. 치코, 하포, 그루초 마르크스 삼형제의 난동극에 가까운 <오페라의 밤>을 처음 보았을 때는 어리둥절할 지경이었다. 부글부글 거리더니 점점 넘쳐나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급기야 걷잡을 수 없게 넘쳐날 때 그걸 가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하스미 시게히코는 마치 햄릿 같은 말투로 기꺼이 찬사를 바쳤다. B급인가, 아방가르드인가, 여기서 영화의 장치들이 고스란히 창자를 내보인다. 하지만 이걸 보고 심미주의를 느끼는 자들만이 천국에 들어설 것이다. 아아, 천국이라니. 착란과도 같은 반란. 유희와도 같은 실험. 하지만 나는 이런 영화들을 너무 빨리 보기 시작했다. 이런 과잉의 영화들의 계보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정말 미친 듯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만찬의 영화. 그런데 그 만찬은 (롤링 스톤즈의 앨범 제목을 빌려 부르자면) ‘거지들의 만찬’(Beggar’s Banquet)이다. 나는 이 행복한 표현을 긍정의 의미로 사용하는 중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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