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룩은 고도로 발전된 모범이다
디지털 시대 룩에 관한 정성일·한경훈 대담 (기사링크)
정리 문석, 사진 조석환, 장소 협조 한국영화아카데미
디지털 영사기와 디지털시네마카메라는 불과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세계 영화계에서 지배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촬영과 상영이라는 분야에서 100년 넘게 군림했던 필름은 이 급격한 변화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영화의 룩이라는 차원으로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디지털 시대가 됐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영화의 룩은 필름 시절과 비교할 때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여전히 대다수 디지털 영화들은 필름을 모방하는 것처럼 보인다. 왜 그런 것일까. 디지털이 아직 자신만의 룩을 만들어내지 못한 탓일까, 이전 시대 필름의 룩이 이상적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영화평론가이자 감독인 정성일과 촬영감독이자 컬러리스트인 한경훈이 대화를 나눴다. 미국 AFI에서 촬영을 전공한 한경훈은 여러 영화에서 촬영, 편집, 사운드, DI 등 전방위로 작업을 했고, 영상원과 영화아카데미에서 촬영을 강의하고 있다. 이날의 만남은 한경훈과의 작업을 통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있는 정성일이 ‘내가 알기로 이 궁금증에 대해서 성실한 답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그를 대화 상대로 지목하면서 성사됐다. 이 날 그들의 대화는 디지털 시대의 룩이라는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과 미학, 시지각과 광학 등으로 넓고 깊게 펼쳐졌다. 영화의 본질을 깊숙이 탐구하며 8시간 넘게 이어진 대화 중 핵심만을 뽑아 정리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