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던가
글:정성일(영화평론가) / 2017-05-10 (기사링크)
거슬러 올라가는 대신에 바로 지금 잠시 멈추어 서 보자. 나는 지난해에 몇 편의 영화를 보았다. <아가씨> 혹은 <밀정>그리고 <덕혜옹주>와 <해어화>. 그런 다음 약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그 자리에 <암살>이 떠오른다. 여기에 변주에 가까운 <기담>과 < YMCA 야구단 > <그림자 살인>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 뒤따라온다. 물론 맨 앞에 <모던 보이>가 있다. 올해에는 강제징용 간 조선인들이 노역에 지친 나머지 목숨을 건 탈출을 하는 <군함도>를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경향인지 아니면 시대정신인지 혹은 일시적인 유행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염처럼 번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부정적으로 이 말을 사용하는 중이다.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자 갑자기 일제 강점기 문화에로 인문학은 관심을 돌렸다. 좋은 일이다. 나는 언제나 일종의 단절처럼 다루어지고 있는 이 시간적 단층을 언젠가 역사의 담론이 채워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담론들은 단층을 역사화 하는 대신 낭만화하기 시작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