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추워요” 신파 섞인 유언 얼어붙은 1970년대의 ‘구조요청’ (기사 원문링크)
[한겨레-CJ문화재단 공동기획] 49)별들의 고향 감독 이장호(1974년)
〈별들의 고향〉은 한국영화에 1945년 해방둥이 세대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다. 그들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신 미국 기지촌 문화를 배웠으며, ‘엔카’(演歌) 대신 ‘팝송’을 불렀고, 고등학생으로서 4월19일 그해의 봄과, 그 이듬해 광화문에 탱크가 입성하는 5월16일을 지켜보았으며, 대학생이 되었을 때 ‘한강의 기적’이 이루어낸 경제적 근대화의 첫 수혜자가 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나는 슬픈 것일까. 그저 떠밀리듯 여기에 와버렸고, 표류하듯 두리번거리면서 떠돌고 있으며, 미래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박정희는 1974년 그해가 시작하자마자 긴급조치 1호, 2호, 3호, 4호를 연달아 선언했다. 그들은 서른살 어른이 되었을 때 그걸 그저 구경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세대이기도 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