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해 우정 쌓고 사유하며 세상 본다 – 영화평론가 정성일
‘시네필’의 원조… 에세이 <언젠가 세상은…> 첫 평론집 <필사의 탐독> 출간
입력시간 : 2010/08/24 15:32:17 [기사링크]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사람마다 타인을 기억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경우, 필자는 대부분 눈빛과 목소리, 사소한 행동과 말투로 그 사람을 기억한다.
미술을 전공한 한 지인은 눈, 코, 입은 물론 귀와 턱 선까지 얼굴의 개별적 생김새와 그 조합의 이미지로 사람을 기억한다고 했다. 물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기억의 방식이 바뀌기도 한다. 어떤 배우의 모습이 눈앞에서 그려진다면, 어떤 작가의 이미지는 몇몇 단어로 각인된다.
사전에서 그 단어의 의미를 찾다보면,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와 대화를 나누며 받은 인상이 뒤섞여 하나의 뚜렷한 형상을 만들어 낸다. 말하는 이건, 듣는 이건, 모두가 초대 손님을 알고 있고, 각자의 머릿속에 제 나름의 아이덴티티를 그리며 그를 기다릴 때, 그리하여 진부한 몇몇 수사만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방식은 요긴하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이미지보다 단어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그는 영화를 언어로 전달하는 사람이다. 조금만 더 웃어 달라는 사진기자의 주문에 그가 말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