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일의 내 인생의 책] ④ 감독 오즈 야스지로 | 하스미 시게히코 (원문링크) / (연재목록링크)
나를 절망시킨 비평
처음 이 책을 손에 들고 당황한 것은 목차를 보았을 때였다. 이제까지 읽은 어떤 책과도 다른 항목들. 이런 제목들만으로 책 한 권을 쓸 수 있단 말인가. 처음에는 무모하군, 이라고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소 긴장감을 안고, 하지만 대부분은 어처구니없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4장인 ‘산다는 것’에서 오즈의 집에 등장하는 계단을 설명하기 시작할 때는 거의 비명을 지르고 싶어진다.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비평가라면 비평을 그만두는 편이 좋다. 이쯤 되면 그다음을 읽기가 두려워진다. (후략)